포지션 스톰 (Position Storm)
‘에반, 조용히 숨어 있어라. 엄마 말을 명심해. 절대 나서지 말아야 한다.’
요한 세바스챤 바흐의 칸타타 147번 피아노 연주가 들리면 아련하게 기억나는 어머니의 마지막 당부. 샌프란시스코에서 있었던 유람선 폭발로 부모를 잃고 고아로 자란 에반은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몰라 자괴감마저 드는 스물세 살의 청년으로 성장했다. 어릴 적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딕과 렉시는 그런 에반을 가리켜 줏대가 없다고 수군거린다. 에반에게 있어서 삶의 유일한 희망이라면 어릴 적 어머니의 품에서 맡았던 향기가 나는 시각 장애인 엘라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하지만 에반은 어머니의 당부를 무시하고 자신의 스와퍼(swapper) 능력을 드러내어 갱단과 INA라는 비밀 조직으로부터 거부하기 힘든 의뢰를 받게 된다.
“엘라, 나와 함께 먼 곳으로 떠나지 않을래요?”
에반은 뜻하지 않게 점점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이를 통해 자신이 돌연변이 ‘크레치’라는 것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