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의 허생전
'허생전'은 연암 박지원이 지은 〈열하일기〉의 옥갑야화편에 실려 있는 한문 단편소설로서, 박지원이 중국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옥갑에서 들은 이야기를 지은 풍자소설이다. 연암 박지원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로서, 실학사상을 바탕으로 창조된 인물인 허생을 통하여 그 당시의 경제와 정치 그리고 무능한 양반들과 사대주의를 비판하였다. 이러한 연암 박지원의 소설을 기본으로 하여 채만식, 이광수 등의 작가들이 새로이 구성하여 허생전을 개작하였는데, 이는 허생전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로서의 재미와 그 안에 가지고 있는 철학이나 사상이 흥미로웠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채만식의 허생전에서는 이상국을 제주에 세움으로써 이야기의 현실성과 구체성을 부각시켰으며, 실존 인물인 이완대장과 허생과의 대화를 통해 북벌을 하고자 하는 목적이 병자호란의 국치를 씻기 위함이 아닌, 우리의 옛 고구려 땅을 되찾기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는 역사의식을 반영하였다. 허생이 가지고 있는 사상이나 철학이 현대의 사상과도 크게 다르지 않음은 허생이 얼마나 앞선 의식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의 소설들과 비교해 보아도 어느 면에서도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흥미로운 스토리와 구성이 인상깊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