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정부, 나쁜 정부
시대를 디자인한 철학자의 열 가지 정부 이야기『좋은 정부, 나쁜 정부』는 서구 정치철학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사상사적 흐름보다는 구체적인 현실에 적용된 각 정치철학의 정부론에 주목한다. 저자는 플라톤의 철인정치부터 퍼트남, 브르디외 등이 개념을 정립한 사회자본론까지 열 가지 정치철학(아리스토텔레스, 마키아벨리, 홉스, 로크, 루소, 마르크스, 베버, 벨 등)의 관점에서 제시된 정부론을 통해 지향해야 할 좋은 정부와 지양해야 할 나쁜 정부의 상을 한 권의 책 속에 밀도 있게 담아냈다. 어느 한 시대에 적합하고 필요한 정부였다고 해서 항상 좋은 정부는 아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맞는 좋은 정부를 찾기 위해서는, 정부를 바라보는 여러 관점에서 정치철학자들이 제시한 다양한 정부 모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 시대의 정치철학이 제시한 좋은 정부와 나쁜 정부의 상은 시대를 초월해 국가와 정부를 구성하고 살아가는 인간 사회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이 책이 현재적 의미에서 정부의 역할과 방향에 적극 참여하고 비판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줄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이유다.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합리적이고 책임 있는 정부, 창의적이고 소통 가능한 정부를 위한 밑그림을 그 속에서 참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 운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정부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시도한 많은 철학자들이 통치권자의 자질뿐 아니라 주권자의 정치적 소양을 강조했다. 보다 인간다운 정부는 곧 주권자의 역할과 노력으로 완성된다. 인간 본성과 시대에 대한 통찰로부터 주권자와 통치권자가 만들어갈 좋은 정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이 책으로 정치를 바라보는 안목을 한 차원 높여볼 잇을 것이다.